앞선 글에서 삼담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알아보았다. 오늘은 상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상담은 초기단계 - 중기단계 - 상담종결로 이루어진다. 먼저 상담이 시작되면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 해결과 고통의 경감, 유능한 기능 발휘를 공통의 목표로 나아간다. 각 이론마다 목적, 개념, 방법에서 차이가 있지만 상담의 기본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 초기단계 : 치료관계의 구축
내담자와 상담자의 관계의 시작인 초기단계에서 상담의 지속여부가 결정된다. 초기 단계는 관계설정, 파악, 이해의 단계이며, 내담자가 상담자를 찾아 왔을 때는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한 후 가장 마지막에 찾아오게 되어, 내담자의심리상태는불안, 긴장감, 갈등이 지배적인 감정이다. 내담자와의 신뢰 관계 구축, 문제에 대한 정보 수집, 변화에 대한 내담자의 결의, 지지와 상담 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1) 상담관계 형성 방법
- 경청하기 : 내담자는 고통스러운 일을 이야기하러 오는 것이지 상담자의 말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 상담자는 원칙적으로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담자는 스스로 이야기하고, 가슴 속의 응어리를 털어내며, 자기 감정을 해소하고, 친구나 가족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말하기 위해서 상담자를 찾기 때문에 잘 들어주어야 한다. 내담자의 말을 매우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도록 최소 반응을 사용한다. 최소 반응은 비언어적인 것, 고개만 끄덕이는 것, ‘아하’, ‘으음’ , ‘예’, ‘맞아요’, ‘그랬군요’ 등의 반응이다. 내담자에게 자신의 말이 경청되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최소반응과 함께 비언어적 행동을 사용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다.
2)상담관계 형성에 중요한 상담자의 태도(Rogers) - 진실성, 공감적 이해,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 진실성 : 진솔한 상담자는 자신이 '순수한, 완전한, 통합된, 그리고 전체로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모든 대답을 할 수 있거나 취약성이 전혀 없는 전문가'가 아닌 '장점과 단점을 가진 진실한 사람'이다. 자기 생각을 용기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떄떄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진정 자신의 것인지 탐색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 공감적 이해: 공감적이 된다는 것은 내담자와 함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담자가 돌봄과 안전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런 환경에서 내담자는 자신의 숨겨진 비밀이나 깊숙히 간직한 감정, 그리고 자신에게 매우 끔찍한 기억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은 개인적인 것들을 말할 수 있게 된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이유를 따지거나 판단하지 않고 내담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한사람의 가치있는 인간으로 수용함으로써, 내담자의 행동을 판단하지 않고 상담자의 가치를 내담자에게 전가시키지 않는다.
3)첫 회기
상담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관계 확립과 문제에 대한 정보, 임상적 평가, 내담자에 대한 이해와 존중, 도우려는 자세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 면접과 행동관찰을 통해 내담자가 질문에 대답하거나 대답하지 않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인다. 내담자의 외모, 태도, 운동 기능 및 활동 수준, 의식 기능 수준, 정서 상태, 기분, 언어, 사고의 내용과 과정, 지각, 지적 기능 ,자기 인식, 통찰 기능과 판단력, 약물 남용과 중독, 자기나 타인을 해칠 위험 등을 자세히 관찰한다.
- 주변 자원 탐색 : 내담자의 이해를 위해 원가족과 현재 가족을 포함한 가정환경을 파악하고, 기타 친구 및 동료, 환경, 학교 또는 직업 등 내담자를 둘러싸고 있는 전체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4)상담동맹
내담자가 상담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상담에 참여하도록 하는 동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상담에 참여하기 위해 시간, 노력,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내담자의 의지와 동기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비자발적인 내담자의 경우 상담에 대한 동기 부여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내담자의 현재 심정을 충분히 표현하게 하고 이를 공감해주며 자신이 가진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는지 알아본다. 내담자가 상담에 대한 동기를 스스로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5)상담계약
치료일정과 비용을 잠정적으로 결정하여 계약을 맺는다. 상담 횟수, 상담시간과 취소, 긴급한 경우 전화연락, 비밀보장에 관한 내용이며 내담자가 내적탐색을 할 때 의식적으로 감추지 않으며 성실하게 이야기 한다는 것에 대한 약속도 한다.
6)치료목표의 설정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고통의 경감, 인격적 성장 촉진이라는 큰 목표 안에서 개인 목표를 구체화 해야한다. 목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담과정에서 바뀌기도 한다.
7)제한설정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일반적인 관계와 구별되는 4가지 특징이 있다.
- 상담자의 따뜻함과 민감성 : 내담자와 상담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상담자의 따뜻한 마음과 내담자의 표현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명확한 한계를 가진 관계이지 헌신적인 관계가 아니며, 내담자의 요구에 민감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상담자 자신을 내담자와 지나치게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 내담자에 대한 허용적인 태도 : 내담자가 어떠한 감정이라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 도덕적이거나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상담관계가 잘 형성되면 지금까지의 생활을 혼란스럽게 했던 모든 금지된 충동과 표출할 수 없었던 태도를 가능한 빠르게 드러내개 된다. 그러나 분노의 감정이 언어적으로 표현되지 않고 신체적 공격이나 기물 파손으로 나타나거나, 상담자에 대한 성적 표현을 하는 등 의 태도는 제한해야한다.
- 상담관계에서의 한계 인정 : 정해진 상담시간 내에서 내담자가 감정을 표출해야한다.
- 어떤 종류의 압력이나 강요가 없는 관계 : 상담자 자신의 성향이나 가치관이 상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자제가 필요하다. 특정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충고, 제안하거나 강요하는 관계가 아니다.
허용적인 관계라고 해서 절제없이 표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계약을 지키고 분노감정, 공격성, 성적발언에 대한 제한이 존재한다.
8)심리검사를 통한 평가
심리평가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전체로서의 개인을 이해하는데 있다. 검사 결과는 한 인간을 이해하는 판단자료로만 활용하며, 그 결과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내담자가 지니고 있는 문제의 윤곽을 보다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내담자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 자기 스스로를 인식하도록 자극한다. 또한 내담자의 성격특성, 상황 조건, 호소문제의 성질과 정도 등을 파악해 적절한 상담기법을 선정하여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심리검사는 상담 과정 중의 변화나 상담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도구로 사용된다. 심리검사를 통해 인지적 과정, 정서 경험과 표현, 동기수준과 욕구체계, 대인관계 양식, 되풀이 되는 대인관계 양상과 특징적인 행동(의존성, 강박적, 자기애적, 반사회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