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관계 이론은 인간의 심리구조 형성에서 초기 발달 단계의 영향을 강조하였다. 1920년대 말에 아동의 놀이치료를 중심으로 멜라니 클라인이 대상관계라는 새로운 정신분석 이론을 소개하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대상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대상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관계 형성 욕구와 동기를 가지며, 관계 형성 대상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선한 존재도 악한 존재도 아니며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 특성이 정해진다고 가정하였고, 때문에 초기 대상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은 좋은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정, 보완 역시 가능한 존재로 보았다. 특히 모성적 대상인 어머니 또는 양육자는 아동의 자아발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그렇기에 어머니와 유아 사이의 적절한 조화는 건강한 발달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자신을 대하는 어머니의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적극적으로 작용하고, 어머니의 공감적이고 따뜻한 돌봄을 유도하기 위해 반응하고 신호를 보내면서 상호작용을 한다.
1. 주요개념
1) 대상관계
(1) 대상
프로이트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추동에 의해 목표가 되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대상은 특정한 사물일 수도, 추동이 향하는 표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사물보다는 갈망이나 행동이 지향하고 있는 사람, 즉 어머니를 비롯한 개인이 관계를 맺게 되는 타인을 총칭한다.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사람 자체가 아닌 주체가 인식하고 느낀 존재로 대한다.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했을 때 선택이나 노력과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 내용의 생각들로 인해 직접 발생한다. 대상관계는 유아기 때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에 대한 이미지에서 비롯되며, 이 이미지는 아동이 발달하면서 개인적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변한다.
(2) 부분대상 전체대상
대상은 부분대상 전체대상으로 나뉜다. 부분대상은 한 주체가 주관적인 느낌상 좋은가 나쁜가, 쾌감을 주는가 주지 못하는가 식으로 판단하게 되는 대상표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아가 형성하는 최초의 대상 표상은 부분대상들이다. 지각적인 면과 감정적인 면에서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한적인 지각만 가진다. 한 순간에 그 실제 대상의 한 특징만 지각할 능력이 있다. 전체대상은 만족시킬 수도 있고 좌절시킬 수도 있다는 양 측면에서 대상을 보는 것을 말한다. 두 가지 관념이나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엄마를 전체 대상 즉, 만족시키기도 하고 동시에 좌절시키기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아동의 마음속에 있는 표상은 그 아동이 관계하고 있는 중요한 타인(전체대상)에 대한 것만은 아니며 그 대상의 어떤 특정한 부분(부분대상)에 대한 표상일 수도 있다. 유아가 성장하면서 엄마의 손, 팔, 가슴, 나쁜 대상과 좋은 대상과 같은 부분대상을 전체대상으로 통합하는 능력은 심리적 발달과 성장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
(3) 외부대상 내부대상
대상은 또한 외부대상과 내부대상으로 나뉜다. 외부대상은 성장 초기나 현재 주체(나)의 주변에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중요한 타인들이다. 내부대상은 개인이 성장 초기에 자신을 돌본 중요한 타인과의 경험에서 형성된 심리적 구조의 한부분이다. 이것은 초기 관계의 흔적이 자기 성격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내부대상은 현재의 외부대상에 대한 선택이나 외부대상과의 관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현재의 외부대상에 의해 내부대상이 수정될 수 있다. 외부대상과 내부대상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면서 유아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대상인 중간대상이 있다. 유아가 습관적으로 강한 애착을 보이는 곰인형이나 담요, 이불자락 같은 것이다.
(4) 표상
표상(Representation)은 '어떤 것에 대한 진술'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실재하는 현상이나 대상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표상은 외적 대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지각하고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만든 정신적 이미지로서 인지적, 정신적, 행동적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외적대상을 툭정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외적 대상에 대한 의미와 이미지를 형성한 후에는 실제 대상과 관계를 형성하거나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이미지와 관계를 형성하고 반응한다. 내면세계에서 외적대상에 가지게 된 의미와 이미지, 대상을 받아들이고 소유하는 방식을 표상이라고 한다.
(5) 자기표상 대상표상
자기표상은 발달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정신적 표현이다. 양육자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화된 자신에 대한 지각, 느낌, 기억, 의미를 포함한다. 유아는 처음에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지 못하고 타인을 자신의 일부라고 지각한다. 점차 대상을 자기에게서 격리하면서 자기와 자기가 아닌 것, 즉 대상표상과 자기표상을 구별하게 된다. 자기표상은 개인이 어떻게 타인과 관계하고, 세계에 대해 반응하는지를 결정하는 원인이 된다.
(6) 내면화
개인이 새로운 환경이나 대상의 특성을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여 특성으로 변형시키는 심리적 기제를 말한다. 냄면화는 내면에서의 자기와 대상의 분화 정도에 따라 합일, 내사, 동일시의 3가지 과정으로 전개된다. 합일은 가장 초보적 수준의 내면화 기제이다. 자기와 대상간의 분명한 경계가 발달하기 전 대상을 개인의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자기와 대상이 어떤 구분도 없이 하나로 융합되어 자아와 대상이 공생적으로 합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내사는 자기와 대상이 어느정도 분화가 된다. 대상의 행동이나 태도, 기분 혹은 분위기 등이 자기 이미지로 융화되기보다는 대상 이미지로 보존되는 기제이다. 내사된 대상은 실제 대상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나, 정서적 이미지가 부여된 내면화된 대상표상이다. 동일시는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이 어느정도 안정된 시기이다. 대상의 특성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상과 자신이 구별되는 느낌을 유지하면서 대상 이미지를 자기표상으로 귀속시킨다. 합일과 내사보다 세련된 내면화 기제로서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된다.
(7) 분열, 이상화, 평가절하
분열은 자기와 주요 타인에 대한 서로 상충되는 경험을 따로 떼어놓는 것이다. 좋은 자기와 좋은 대상, 나쁜 자기와 나쁜 대상이 한 단위가 되어 서로 다른 단위를 배제하고 제거하는 것이다. 초기 양육자와의 경험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는데, 자아기능이 취약한 유아는 상충되는 정서를 동시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서로 다른 정서가 부여된 측면들을 양분하여 한 번에 어느 한 측면만을 의식적인 차원에서 경험하고 다른 측면은 의식에서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분열기제가 작동되면 대상이나 자기 자신의 이질적이고 상충되는 측면들이 의식 속에 남아있지만, 좋은 측면 또는 나쁜 측면으로 나뉜다. 자신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어머니와의 관계 안에서 경험하고, 유아의 나쁜 측면에 대해 어머니가 거부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유아의 내면 세계는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으로 구분된다. 나쁜 측면은 제거되어야 할 위협적인 부분으로 인식되고, 자신의 내면 세계에서는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수용하고 통합하기 보다는 나쁜 측면을 억압하고, 제거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상화는 자신 또는 대상을 완벽하다고 여기는 좋은 대상과 나쁜 자기가 하나의 대상관계단위가 되는 것이다. 평가절하는 이상화의 반대로 나쁜 대상과 좋은 자기가 하나의 대상관계단위를 형성하는 것으로 자신 또는 대상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이다.
(8) 투사적 동일시
자기의 나쁜 부분, 즉 자신이 수용하기 힘든 어떤 내적 상태나 특성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투사된 상태나 특성처럼 느끼거나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무의식적 심리적 기제이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외부대상에게 투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상이 어떤 정해진 방식으로 반응, 행동하도록 조종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수용할 수 없는 부인의 경우, 남편이 주말에 어린 자녀를 잘 보살펴 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아이를 키우는데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싸움을 걸어서 남편이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도록 행동하게 만드는 경우이다.
2. 심리발달
학자마다 상이하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발달관점은 말러러의 분리-개별화 관점이다. 유아가 3세가 될 때까지 혼자 있을 때와 어머지와 상호작용할 대를 관찰하는 연구를 10년간 진행하여 이른바 유아의 심리적 탄생 과정을 서술하였다.
1) 자폐적 단계(출생~2개월)
신생아는 자기나 대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신체감각만 인식하는 자폐적 상태이다. 무대상 단계로 영아는 어머니와 완전한 융합상태이다. 어머니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1) 공생 단계(생후 2개월~6개월)
영아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타인의 존재를 희미하게 인식한다. 자신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주요 양육자를 분리된 존재로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애착을 통해 자신과 어머니가 하나인 것처럼 지각한다. 어머니와의 공생이 잘 이루어지면 유아는 자신이 스스로 욕구나 바람을 충족시켜주는 듯한 전능감을 경험한다. 영아의 미소반응을 통해 어머니가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 시기에 좋은 경험이 우세한 가운데 불쾌한 경험이 증가되면 이후 자기 이미지, 대상 이미지를 규정하는데 매우 유익하다(적절한 좌절).
3) 분리-개별화 단계(생후 6개월~3년까지 지속)
유아는 자신의 신체를 자각하고 자기와 어머니, 다른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 대조하여 낯선 사람 불안반응과 분리불안을 경험한다(분화단계). 운동기능이 발달하여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어머니를 안전기지 삼아 자율적으로 환경을 탐색한다(연습단계).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식하며 전능감도 줄어든다(재접근 단계). 기본적인 자아정체감과 어머니에 대한 대상향상성을 형성한다(정체성 확립과 대상향상성 형성).
3. 촉진적 환경
모든 인간은 촉진적 환경에서 신체적 성숙 뿐만 아니라 정서적 성숙을 하도록 태어났다. 사회에 긍정적으로 공헌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려 한다. 환경은 아동을 돌보는 양육자의 삶과 태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통용되는 아동의 돌봄에 필요한 비품들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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